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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국여행 - 34) 대구

by 행복한게이 2024. 12. 21.

2024년 10월 22일 화요일

오늘은 느즈막히 일어나니 아침 9시경이다. 준비해서 나서니 9시40분경, 그래서 먼저 기차역으로 가서 샌드위치를 파는샵을 첵크중인데, 뚜르쥬 가 있네..그래서 들어가서 보니 똑같은 물건인데 다른매장보다 비싼가격이네..그래서 버스터미널 건물에 있는 파리바게뜨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아침을 먹는다.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대구 중앙로역으로 가서 희움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을 먼저 가보려고 한다.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나서니 비가 내리고 있네..

 

그곳에서 커다란 강아지 동상이 있어서 사진을 좀 찍고, 걸어서 희움 역사관으로 가는길에 경상감영공원이 있어서 둘러본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현재 도청과같은 역활을 하던곳이라고 하는데, 국민들에게 세금을 걷고, 관찰업무를 하던곳인가보다. 말하자면 정부일을 하는 커다란 관청인듯하다. 그래서 커다란 한옥건물이 두채가 자리하고 있고, 감찰대장이 거주하던 공간이기도 한듯..비가 내려서 우산을 들고, 산책삼아 공원을 걸으며 둘러보는곳...측우대가 설치되어있는것이 특이하다. 건물을 한바퀴 돌아보다가 연못을 둘러보고 나오는길에 대구 근대사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네... 

 

그래서 근대사 박물관에 들어가본다. 일제시대 사용되던 조선식산은행 건물을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실제로 은행에서 사용하던 지페와 금고도 전시되어있다. 그곳을 나와서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일제시대때 운행하던 부영버스를 타고 그시대의 거리를 돌아보는 비디오를 시청할수있어서 나름대로 흥미로운 내용물이다.  그리고 그당시 대구의 모습, 대구가 조선시대의 4개의 성문으로 이루어진 도시에서, 일제하에서 추진되는 근대화에 의해서 새로운 도로와 건물들이 들어서는 내용들이 역사의 기록물처럼 전시되어있다. 그리고 고등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삼성 이병철 회장과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전시물...그리고 문인단체와 예술가에 대한 내용....그리고는 엘리에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현재 대구시가 경북 군위군을 대구광역시로 흡수해서 더 커진 행정구역들을 보여준다. 

 

그곳에서 조금더 걸어가면 희움 일본위안부 역사관을 만난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오래된 일본식건축물 2층건물..

 

[ 1997년 발족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그동안의 활동을 밑거름으로 하여 2009년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위안부’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하였습니다.  2010년, 고(故) 김순악 할머니께서 “내가 죽어도 나를 잊지 말아 달라.”라는 유언과 함께 5천여 만 원을 기탁하셨고, 다른 할머니들께서도 뜻을 함께해 주셔서 역사관 건립을 위한 씨앗기금이 마련되었습니다. ]

 

아무래도 고 김순악 할머님의 뜻을 받들어 시민모임에서 모금한 기금으로 운영되어서, 재원이 충분하지는 않았을것이다. 이런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단체에 기업가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것은 아쉽다. 우리들의 어머님들 연세에 역사의 아픔을 직접감당하신분들에게 사회가 국가가 관심을 갖지 못하고 방치시켜두는것은 인간적으로 너무나 아쉬운부분이다. 운이 없게도 독재자 대통령의 경제개발기금을 원조받는것으로 이분들을 침묵하도록 밀어넣은 결과가 되어서 안타까운일이다. 이제는 한국인의 역사안에서 개인적인 상처로 치부해왔던 아픔들을 국가와 사회가 같이 끌어안고 포용해주어도 될시기가 아닌가 싶다. 어린나이에 끌려가서 인간적인 삶을 송두리채 잃어버린분들의 일생을 제대로 돌보아주지 못한것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임을 방조한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위안부들의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알게된것은 정신대할머니를 도와주는 단체의 활동에 대한 뉴스를 통해서이다. 독재시대를 살아온 시대는 독재자가 원하는 내용만 가려서 듣고 말할수있게 하던시대라서 그렇게 묻혀진 이야기였을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것은 한국의 민주화가 시작되었던 시점에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 내용인듯하다. 처음에는 한국사회에서도 희생자들의 개인적인 아픔으로 치부하며 무시한듯하고, 사회에 더 많이 알려지고 난후에야 이분들에게 관심을 갖는 내용들이 퍼져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한국인의 역사에서 인간적인 존중을하지 않는 극우파 일본 정치인들의 무식함에 휘둘려서 위안부들의 가슴에 깊이 멍들어간 상처를 돌보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안타깝다. 일본의 정치적인 상황이 어떻든간에, 유태인들이 그들이 학살당한 나찌로부터, 그들이 전세계적으로 공감을 받으며 잘못된 역사라는점을 교육하고있는것에 비교해보면, 한국인의 아픈역사는 가해자로부터 그리고 희생자들의 조국의 역사로부터 올바르게 존중받지 못하고있고, 그 참상을 제대로 알리고 교육하고 있지 않다는점에서 언젠가는 반드시 올바르게 정리되고 이루어져야할 역사의 결과물로 남아있다. 일본 극우파 정치인들이 정권을 잃고, 일본경제가 일본국민들을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 펼쳐지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정신차린 일본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나서서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정리하고, 일본국민들에게 진실을 교육하는날이 반드시 올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희움역사관에 들어가니 카운터 안에서 일하던 직원이 나와서, 데스크에 후원금 사인이 있는데, 매달후원은 힘드니까, 그냥 한번후원을 받는건 없냐고 물었더니, 설명을 해주어서 그통에 만원을 기부하고는 일층부터 시작되는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시작되는 전쟁의 포화속에 놓인 여성들의 위안소 설치하고 동원하는 내용들...일본에서 발견되는 위안소 설치와 모집하는내용을 담은 자료..궁극적으로는 일본군들이 현지에서 강간을하는것이 상당한 반일감정을 일으킨다는 판단에서, 일본군 개인들의 행위를 단속하면서, 신속하게 성적위안 설비를 갖추게 하는 위안소를 설치하는것이 긴요하다는 문서내용들....이런자료들이 위안소를 일본 정부가 직접적으로 위안소를 설치하고 운영하는데 조직적으로 간여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전시되어있다. 그리고 한켠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음성으로 실상을 전해주는 비디오를  볼수있는 작은 영상관이 자리한다. 그곳에서 볼수있는 여러명의 위안부 진술은 어린소녀들을 강제로 끌려가서 밤새 기차를 타거나 배를 타고 이동해서 도착하는 어딘지도 모르는 지역...그곳에서 감방같은곳에 갇혀서, 빨간 티켓을 가지고 줄서서 밀려드는 일본군인들에게 강제로 강간을 당하고, 거부하면 두들겨 맞기도 하면서 지내야했던 어린소녀...어딘지도 모르는 이국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놈들에게 당하는 치욕같은 순간들..이건 정신적인 살인행위이면서도 육체적으로도 찢겨지는 악몽속에 지내야하는 고통의 나날들이었을것이다.... 그래서 살아남기위해서는 당할수밖에 없었던 무기력함과 우울증들... 많은 사람들이 미쳐버린 정신병자같은 증상을 보여서 이름없이 죽어간 사람들도 있었을것이다.   

 

그곳에서 2층으로 올라가면 야외로 나갈수있는 아주 작은 정원이 있고 벤치가 있다. 그곳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도 걸려있어서 마치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혼자서 쉬어갈수있는 작은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그곳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면, 위안부 할머니들의 자료가 전시되어있고, 가상체험 안경이 두개정도 있었는데..작동이 않되어서 실현해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일층으로 내려가는 다른쪽의 계단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진술이 담긴 영상이 제공되고있고... 일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이 계단의 벽면을 다 채워가며 걸려있다. 이것은 마치 유태인의 홀로코스트 캠프에서 보았던 유태인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장면들과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유태인들의 캠프에는 남녀노소 전세대의 유태인이 격어야 했던 아픔이었다면, 한국인 위안부들은 어린소녀로서 감당해야하는 여성들이 겪어야했던 일본군들의 성노리개로 남용된 여성들의 인생들에대한 이야기다.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외국인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역사관이기도 하고 특히나 여성들에게는 심각한 공감을 얻는 사안이기도 하다.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나오기전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기책 2권을 사고 나왔다. 이 역사관에 정부도 사회도 더많은 관심으로 찾아주고 지속적으로 자료를 홍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역사관을 나와서 주변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카톨릭성당을 방문하기로 했다.  내남자는 카톨릭 배경으로 성장해서 성당에 관심을 갖고있는듯하다. 그래서 성당안으로 들어가서 돌아보고...밖으로 나와서 작은공원에 위치한 산책공원을 잠시 돌아보고는 대구 간송 미술관으로 가보기로 했다. 미술관으로 가기전에 이미 오후 1시가 넘어서 점심을 먹을곳을 찾고 있었다. 지나는길에 김밥집이 있어서 그곳에 들어갔다. 내남자는 라면을 먹고, 나는 김밥,떡복기, 오뎅국물 콤보메뉴를 먹었다. 나는 오랫만에 떡복기를 먹고싶어서 이 콤보메뉴를 오더했다.

 

점심을 먹고는 지하철을 타고 간송미술관으로 가는길... 중간에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고 가는길이 마치 대구시를 벗어난듯 ,한참을 고속도로를 달려간후에 간송미술관 앞에서 내렸는데...미술관으로 올라가다보니 간송미술관 건너편에 아트갤러리 뮤지엄도 같은 위치에 있다. 그래서 어느 미술관을 가야하나 잠시 고민했다. 양쪽으로 갈라지는 길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송미술관으로  향하고, 아트갤러리 뮤지엄에 들어가는 사람은 않보인다. 비가올듯한 흐릿한 날씨....가을단풍의 기운은 뿌옇게 하얀배경으로 다가오는듯하다. 그래서 간송미술관을 들어갔더니 매표소앞에 줄이 길게 몇겹으로 둘러가며 서있다. 키오스크에서 살수있나 봤더니 키오스크는 아니고 그냥 전시회를 알리는 내용... 우리 차례가 되어서 오늘 특별한 이벤트가 있나요 ? 사람들이 많내요 ? 그랬더니 이곳은 늘 이렇게 사람들로 붐비는곳이란다. 그리고 작은가방도 물품보관소에 맡기고 오라고 한다. 

 

일단 티켓을 사고, 내남자가 무료로 제공되는 오디오 가이드를 렌트할려면, 신분증을 맡기고 렌트하고, 오디오 가이드를 반납할때 신분증을 돌려준다고한다.. 그래서 오디오 가이드를 받은다음에 물품보관소에 들러서 보관함에 물건을 넣고서,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가야 전시관으로  향할수가 있다. 일단 미인도를 볼수있는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어두운 방안에 보관중인 커다란 미인도를 희미한 불빛아래에서 볼수있다.  그것을 보고 나와서, 건너편 전시관으로 가본다.... 그런데 들어가는 입구가 온통 검정색 벽이고, 조명도 국부조명으로 작품만 비춘다.  들어가니까 중간에 사람들 줄이 길게 서 있어서 뭔가 싶었다. 나는 줄이 나중에 줄어들면 봐야지 하고 나중으로 미루고 다른 전시물들을 둘러보러 다녔다. 이곳의 전시물들은 국사시간에 배웠던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렇게 전시작품들을 하나씩 돌아보고 사방벽으로 걸려진 작품들과 다른쪽에 복도에 전시된 작품들은 다 보았는데.. 저기 줄은 줄어들지를 않네....그래서 나도 할수없이 줄을 서야겠다 싶어서 섰더니, 이제 줄이 두겹으로 서있는 상황..그래서 줄서있다가 보는데, 다른건 그렇다 치고, 신윤복의 그림을 칼라로 그린것을 볼려고 줄을 선것이었다....아니 그 시절에 검은색의 묵을 갈아서 그림을 그렸을텐데...천연색 칼라는 만드는 방법이 전시되어있기는 한데...이렇게 분명한 칼라의 색을 만들수있었다는것이 놀랍기도 하다. 신윤복의 그림을 칼라로 보려고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신윤복 그림을 보고서 다시 아랫층으로 내려가니 거기에는 서예, 도자기, 불교미술이 전시되어있다. 입구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가장먼저 김정희 추사체 서예작품을 벽에걸어둔것부터 볼수있다.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사군자라고 불리는 난초그림....그리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국보급 도자기나 불교미술품들이 어두운 공간에 부분조명으로 볼수있는데... 와 이렇게 국보급 고려청자나 희귀한 불상과 희귀한 모양의 도자기들을 가까이서 자세하게 볼수있다는점에서 지금까지 내가 봐온 한국의 박물관중에서는 가장 좋은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보고 나서야 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지 이해가 되었다. 간송박물관과 다른박물관의 가장 큰 다른점은 먼저 간송박물관은 한국의 유물에 전문적인 박물관이고, 어두운 공간에서 부분조명만으로 유물에만 집중할수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서 전시한다는 점이다. 이박물관은 상당히 진심으로 고객들을 초대하고 있고, 고객들도 집중하도록 안내하고 있는점이 드물게 상당히 좋은 박물관이라는 생각이다. 

 

오늘 간송 박물관을 찾은것은 대단히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박물관을 보고나서 버스를 타고서 지하철로 갈아타고서 숙소로 돌아오는길에 내남자가 한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어가자고 해서, 나는 그래봐야 볼것도 없을것같아서 투덜대며 따라 내렸는데, 생각대로 별다른건 없었는데, 늘가던 방향의 반대편에서 가다보니 바베큐식당이 몇개 보이네..그중에 9900원 고기집이 있어서 저길 나중에 저녁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리고 호텔에 들어와서 쉬다가 바베큐집에 저녁먹으러 갔다. 그런데 셀프로 필요한 모든것을 직접 테이블로 갖다놓고, 필요한 고기나 음료를 테빌릣으로 주문하면 되는곳..... 그래서 물어보니까 고기3인분으로 시작하면 된다고 하시네...그래서 고기 3인분 시키고, 된장찌개도 하나시키고... 그렇게 고기를 구워먹고 상추와 야채에,마늘,고추... 쌈싸먹고...그러고 보니 밥이 필요할것같아서 공기밥 시켜서 밥하고 된장찌개 같이 먹고... 너무 배부르게 잘 먹었다. 한국에서 저녁을 고기매뉴로 두사람이 괜찮게 먹으려면 대충 5만원을 예상하면 되는듯하다. 내남자는 맥주를 시켜서 같이 먹지만.... 나는 술을 않먹어서 술값이 거의 않든다. 

 

아무튼 이렇게 대구에서의 일정은 끝내고 내일은 서울로 간다. 야후 ~~~ 그동안 전국여행을 빡빡하게 너무 많이 다니느라 심리적으로 많이 지쳤다. 더 나이들기전에 전국여행을 한것은 다행이다 싶은데, 다시는 이렇게 지나친 여행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쉬어가고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