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0일 일요일.
오늘은 아침 8시경에 일어나서 먼저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으러갔다. 작은 식당에 아침부터 많은사람들이 아침을 먹으러와서 붐빈다. 중국인들도 많고, 서양인들도 있고, 모슬림도 있는...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붐빈다. 시리얼과, 삶은계란, 토스트정도에 커피나 티를 함께먹는정도.... 아주 베이직음식이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서 나는 오늘 이모님을 뵈러간다. 내남자는 혼자 부산에서 여행을 즐기도록 했다. 아침에 부산역으로 지하철을 타고갔는데..부산역이 엄청나게 크더만..일단 청도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사야하는데, 시간은 오전10시로 가고있는듯한데..티켓은 11시8분행을 끊었다. 그래서 12시 14분에 청도역에 도착한다는....그래서 시간이 한시간 정도 남아서 부산기차역안에 올리브영 가게가 보여서, 않그래도 로션이 부족한데 그걸사러 들어갔다. 가격이 싼것 같지는 않고... 그냥 그중에 하나 샀는데, 보니까 일본제품이네.. 할수없지 모...대합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ATM 에서 현재 잔액이 얼마나있는지 첵크해보고, 대합실에서 커피마시면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11시가 다 되어가서 플랫폼으로 나갔다. 한시간 정도 타는 열차..열차에서 창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는데..이 지역을 알지못해서 특별한것을 모르겠다. 내가 어릴적에는 집이 나의 세계였고, 동네에도 어쩌다가 형들을 따라 나갈정도의 나이였다. 혼자서 돌아다닐만한 나이가 아니여서 고향이라는 모습이 집과 몇가지의 장소밖에 기억에 없다.
청도역에 도착했다. 이모님댁은 내가 대학생일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한번 들린적이 있다. 내가 그당시 어린 초등학생을 돌봐주고 이모님은 외할머니 간호를 하러 다니시곤 했었다. 그래서 가본적이 있는곳... 청도역에서 나와서 30여년전의 기억을 더듬어서 길을 가는데, 갑자기 확달라진 길을 만났다. 그래서 이모님께 전화해서 길을 물었더니, 지금 청도역에서 기다리신다네....그래서 다시 청도역으로 갔다. 내가 청도역을 나올때 마스크를 낀채 삐쩍 마른 알아보지못할분이 서성이는걸 지나쳐 왔는데... 그분이었나보다 싶다. 그래서 청도역으로 다시가서 이모님을 만났는데... 마스크를 빼니까 그나마 얼굴이라도 알아보겠는데..몸이 마르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신얼굴이다. 이 이모님은 입이 잠시도 쉬지도 않고 계속 이야기해서 정신이 없다. 내가 큰누님한테 이모님 소식을 물었을때도 작은이모님도 전화가오면 수화기를 내려놓고 딴일하다가 그냥 한번씩 첵크할정도로..그 쉬지않고 떠들어대는 이야기에 질려 있으시다는.......이 이모님은 내가 초등학생때 서울에 광화문근처에 미용실에서 미용사로 일하시던분이다. 얼굴도 이쁘고 멋쟁이처럼 옷을 입고 다니시던 분이었다. 그런데 다른집안에 입양되어 자란 고아였던분과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들 둘, 딸하나를 길러서 이제 자녀들도 중년으로 가는나이이다. 둘째 아들이 군에서 휴가를 나와 지내던 집에서 살인을 당해서, 비명에 저세상으로 갔다는 아픔을 가지고 사는분이시다. 그래서 소식으로만들은 들째아들 이야기는 접어두고 하지 않을것이다.
이모님이 청도에서 미꾸라지 추어탕집이 유명하다고, 그식당에서 점심먹고 가자고 들렀다. 추어탕은 우리 어머님이 좋아하셨는데, 막내이모도 여기 올때마다 맛있다고 먹고가곤 했단다. 그런데 이모님이나 나는 추어탕이 맛있는지 맛을 잘모르고 그냥 먹는다. 점심시간이라 바쁜지 테이블이 없어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두개의 테이블을 붙여놓은곳에 두자리가 비어있으니까...이모님이 그곳에 앉으라고 그러신다. 옆에 앉아서 드시는분들한테 양해라도 구하고 앉으면 될텐데... 처녀시절에 예의바르게 지내던 모습은 세파에 조금 스러져 버린듯하시다. 내가 오래기다리면 힘들까봐 일부러 그러셨을것이다. 그래서 내가 옆에 계신분한테 감사합니다 하고 예의상 말을 던져주고 앉았다.
추어탕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추어탕이 나와서 먹기는 하는데, 양념장과 대파, 들깨..그런것들이 있어서 그냥 넣어서 먹나보다 하고 간을 보고는 넣어먹는다. 도대체 이런음식이 맛있다는건 나하고는 맞지 않는다. 어쨌든 이것도 지역음식이니까...먹어보기는 하지만,국물이 있어서 싸늘한 날에는 괜찮은듯하다.식사를 하고서 내가 계산을 하려고 하니, 이모님이 얼마나 강하게 저지를 하는지..식당아주머니가 싸울려면 나가서 싸우라고 그럴정도다. 이모님은 너무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서 그런듯하다. 남들한테 도움받기 싫어서 자신의 방식대로만 사는데...나는 다른사람이 사줄때도 있고, 다른 사람을 사줄때도 있는거지....그렇게 일방적으로만 닫아놓고 사는게 좀 못마땅하다. 결국은 이모님이 계산하시고.... ( 그런데 이지방에는 아직도 어른들이 어린사람들을 캐어해야 한다는 문화를 갖고 사는듯싶다 )
원래는 이모님댁으로 가는 길을 확인한후에 무언가를 좀 사서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아서, 지나가는길에 과일가게에 들러서 과일을 좀 사려고 하는데, 포도밖에 없네...감도 좀 사고 싶은데 감은 없고...그래서 그냥 머스캣 포도상자 사서 들고 이모님댁으로 갔다.
예전에는 작은골목길을 올라가서 이모님댁에 갔었는데..지금은 커다란 길이 나버려서, 이모님댁이 바로 길가옆에 위치해있다. 그위로는 예전과 같은데..이 집 아래로는 전부 바뀐상황이네...이모부는 가까운곳에 아파트에서 경비일을 하신다고 지금 일하시고 계신다네...이모님댁에 들어가서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지금 가장 큰 문제는 큰아들이 정신적질병을 앓고 있고, 알콜중독으로 살아가고 있다네... 그래서 주중에는 울산에 사는 아들을 돌보러 간다고 하시네..큰아들이 공부는 잘하는데, 몸치라 운동신경은 너무 떨어지는 아이였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늘 1등을 하는데, 학교에서도 애들이 좀 괴롭히고 했나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말을 잘 않했다. 내 생각에는 지금 사회성이 좀 떨어지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대학교도 서울로 가지않고 일부러 지방국립대에 지원해서 4년간 장학금과 생활비를 받아가며 졸업했다고 하는데.. 어쨌든, 지금은 40대의 직장인으로 살고있는데, 알콜중독이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참 안타깝다. 너무나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서, 부모님이 아이를 애정으로 이해해주고 아이를 좀 더 안정감있게 포용해주었더라면 . 사람들과 더 잘어울리는 사회성이 발달될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다...
이모님은 자신은 바르게 살고 다른사람들에게 나쁜소리도 할줄 모르고 혼자 가슴속에 꿍꿍눌러놓고 사는분인데, 그렇다보니 자신의 속에 담긴 화가 가족들이나 가까운사람들에게 이야기로 풀어버리는듯 하다. 그러다 보니 늘 좋은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아서 모든것을 불평하는사람처럼 보인다. 그래서 내가 이모님께 이모부님도 큰아들도 이모님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달라지지 않을거라고..성인이 된 사람들은 스스로 깨우쳐서 달라지지 않는한 잘 고쳐지지 않는데..그러니까 이제 다른가족들에게 이래라 저래라를 그만 하시고, 정말 필요할때 한번씩 하시라고...그런데 늘 이렇게 말만하면 히스토리 북처럼 옛날이야기로 되돌아가서 이것,저것 끄집어내서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되풀이하는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냥 옛날일은 지나간일로 그냥 잊어버리시라고.... 그리고 지금과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사시라고...그래야 이모님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긴다고.... 좋은기분으로 살아갈 시간을 가질수 있다고...그냥 매일매일을 행복하게 만드는 시간을 가지시라고.....그렇게 말했지만, 그것이 이모님 스스로 받아들일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이모님과 있는동안 대구에 사시는 이모님과 전화를 할수있게 전화를 좀 걸어서 통화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이모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다니시기도 힘드실것같고..내가 잘 아시는분이 아니라서 그냥 통화로 인사를 하는걸로 마무리한다. 그리고는 이모님의 딸과 통화를 하는데, 그 어린초등생이 이제 나이 50이라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제는 결혼해서 아들,딸 자녀가 20대라고 하시네...아무튼 이모님은 집에서 할일도 끝이없고, 집뜰에 심어놓은 작물도 돌보기 바쁘고...어떻게 좀 쉬어가는 일상을 만들수 있으실지...이제는 연세가 있으셔서 수술을 하는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고 하시고....그렇게 이모님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오후 4시가 다 되어간다. 그래서 이모님께 이젠 가야겠다고 하고 일어서서 화장실을 다녀와서 나갈려는데...이모님이 또 나한테 용돈을 주시겠다고 돈을 주시는데..용돈이 필요없다고 받지 않으려고 몸싸움을 하다가 그냥 이모님을 뒤로하고 뛰어 나왔다. 그래서 길에서 이모님과 거리를 두고 인사를 하고 가는데, 자꾸 용돈을 주려고 내려오시는 이모님....연세가 많으시니 이제는 좀 느슨하게 사시는게 나을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나와서, 청도역으로가는길에 치킨집이 보여서, 거기 들러서 치킨한마리를 주문했다. 그랬더니 15분정도 걸린다고..그래서 잠시 청도역에가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고 왔다. 그래서 치킨을 사들고 이제는 가까운곳 아파트에서 경비를 하신다는 이모부님을 찾아가서 치킨을 드시라고 하고, 얼굴이라도 뵙고 가려고 한다. 아파트빌딩이 두동이 있는데, 첫번째동 관리사무실에 가니 유리창에 전화번호가 있고, 다른동에 있다는 메시지가 남겨져있다. 그래서 문자로 배달왔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길건너에 있는 다른동으로 갔다. 그빌딩 입구위에 경비실이 있는듯해서 그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노크했더니 이모부님이 혼자 계신다. 그곳에서 모니터를 첵크하면서 일을 하시는듯...
그래서 잠시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좀하고, 요즘 건강은 어떠시냐고 묻고...그런데 허리수술을 받아서 허리가 않좋으신가보다. 그래서 약간 엉거주춤 하시는듯 하다. 연세가 많으셔서 힘드신일은 하시지 않는게 좋을텐데... 나이드셔도 예전에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계시네..
저녁으로 치킨을 좀 드시라고 그러고는 나도 이제 기차타고 갈 시간이라고 인사하고 나가는데, 이모부님이 또 용돈을 주려고 그러시네...그래서 또 뛰어서 나와서 잘 계시라고 인사하고는 청도역으로 돌아왔다.
청도역에서 부산으로 가는기차를 기다리다가 부산역으로 저녁 7시가 다 되어서 돌아왔다. 저녁에 숙소에 돌아오니 내남자는 오늘 혼자 부산 유엔묘지도 가고, 부산 비치에도 가고...저녁에는 빨래방에가서 빨래도 해왔다고 하네...기특한 내남자...아무튼 숙소에 들어와서 잠시 쉬다가 오늘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 나왔다. 어떤 음식을 먹을수있을지 돌아보다가 정하기로... 그런데 술집들만 많고, 별로 댕기는곳이 없다. 그래서 골목을 돌아보다가 돼지국밥집을 찾아서 그곳에서 국밥을 먹기로 했다. 코너에 있는 작은 국밥집...거기서 국밥으로 저녁을 먹고, 용두산 공원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내남자는 낮에 이미 다녀온듯.. 그래서 계단길을 찾아서 올라가는데, 조명으로 빛을 빛을 발하는 계단에서 사진좀 찍고, 지나가시는분이 사진 같이 찍어주시겠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하고 사진을 찍고... 나는 용두산 공원을 처음으로 올라와보는데..이순신장군 동상이 있는데 밤이라 빛이 없어서 보기힘들고, 그위에 타워에 올라가는게 있어서 표를 끊어서 가기는 했는데.. ( 이밤에 여기 올라가서 야경을 보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라나 싶었다... ) 아무튼 내남자가 올라가자고 해서 올라갔다. 특별한 기대도 없었지만, 일단은 작은 타워인데...부산의 대교 야경이 볼만하다. 그런데 창문에서 반사되는 빛때문에 사진을 잘건지기는 힘들다... 그렇게 용두산 공원을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이라 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해서 싸늘한 느낌의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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