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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고 기타내용

노후 빈곤 막는 절대 무기 ‘3층 연금’ 쌓아라

by 행복한게이 2024. 7. 22.
김은정 기자2024. 7. 22. 00:34
 
[머니채널 핫 클릭]
[머니채널 핫 클릭] 100세 시대 삶의 질 지키기

“운이 나쁘면 120세까지 산다는 말이 있죠? 준비 안 된 노후는 재앙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미리 설계하지 않으면 노후 파산, 노후 빈곤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됩니다.”

일러스트=양진경

 

1964~1974년에 태어난 이른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부터 만 60세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다. 총 954만명이나 되는 이 세대는 우리 인구의 약 20%, 한국 경제활동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대량 은퇴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겠지만, 가장 걱정이 큰 것은 아마 은퇴가 목전인 당사자들일 것이다.

22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는 바로 이러한 불안과 고민을 주제로 다뤘다. 노후 설계 전문가로 유명한 강창희(77)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가 ‘재테크 명강’에 출연해 돈, 건강, 외로움이라는 노후의 3대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설명했다. 강 대표는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겸 퇴직연금연구소장(미래에셋그룹 부회장)과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 등을 지낸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1980년부터 1989년까지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도쿄 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며 고령화 단계에 들어선 일본 사회를 직접 목격했다. 2004년부터는 은퇴 설계 강연으로 1년에 200회 이상 연단에 서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3층 연금 쌓아야

100세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은퇴 후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강 대표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연금’을 쌓아 올려야 노후 빈곤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가구마다 부동산 자산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지금 같은 저성장·결핍의 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도 성장 시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우상향했지만, 인구가 줄어 ‘빈집’이 늘어나면 더 이상 부동산 불패 신화가 유효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래픽=양진경

우리보다 노년의 행복도가 높은 선진국에선 연금이 은퇴자들을 든든히 지탱해 주고 있다. 작년 조사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노인 세대는 주된 수입 중 80~90%를 공적·사적 연금에서 얻는다. 미국·일본은 60~70% 정도다. 이와 달리 한국의 노인 세대는 연금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55~79세 노인 가운데 국민연금·공무원 연금 등 연금 수령자는 50.3%였다. 이 가운데 절반은 기초 연금까지 합친 연금 수령액이 월 50만원도 안 됐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25만원 이상~50만원 미만인 수급자가 44.6%로 가장 많았고, 10만~25만원 구간도 6%나 됐다. 국민연금공단이 3년 전 추산한 최소 월 노후 생활비(124만3000원)의 반도 안 되는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고령층이 많은 게 현실이다. 젊을 때부터 미리미리 연금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직장인에게는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한 뒤 직접 운용해 불리는 것을 추천했다. 확정급여형(DB)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편인데 반해, DC형은 본인이 잘만 투자하면 수익률을 훨씬 높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젊을 때부터 투자를 배우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강 대표는 국민연금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수령액도 늘어난다”며 “부부 연금 맞벌이를 위해 전업주부라도 임의 가입을 통해 반드시 국민연금에 들어야 한다”고 했다. 강 대표는 이어 “특히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길기 때문에, 사별 후 혼자 남을 아내 중심의 노후 설계를 해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평생 현역이 되자”

강 대표는 예비 은퇴자들에게 ‘평생 현역’으로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흔히들 은퇴 준비라 하면, 퇴직 후 생활비를 미리 마련해 두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은퇴 후 할 일을 설계하는 것이란 뜻이다. 강 대표에 따르면, 52세에 퇴직하고 평균수명인 83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퇴직 후 인생은 31년이다. 하루 여유 시간을 11시간이라 가정하면 모두 12만4465시간에 달한다. 연평균 근로시간(1915시간)을 고려하면 퇴직 후 31년은 느낌상으로는 현역 시절의 65년에 해당한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해 두지 않으면, 자칫 시간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퇴직자들의 경우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에 불행해지기 쉽다”며 “체면을 내려놓고 젊은이들이 하지 않는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살면서 고용 정년과 일의 정년, 인생 정년 등 3번의 정년을 맞는다”며 “삶을 마치는 인생 정년을 마주하기 전까지 소일거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돈을 벌 수 있으면 가장 좋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취미 활동, 사회 공헌 활동 등 무엇이든 보람 있는 일을 찾으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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