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의 끄적이는 노트

삶의 모먼트 1

행복한게이 2024. 7. 20. 08:04

2024년 4월 14일

살아가면서 공허함을 느끼는 때에, 커피한잔 하자고 마음대로 불러내도 좋을친구가 하나있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한국사람도 아니고, 카나디언도 아닌 모습으로 그 중간에서 살아가고있는 내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어느곳에서 어떤사람으로 살아가고있는지 희미해지는 느낌이 든다. 한국인 친구들은 나이가 어려서, 나이 든 나를 기피하고, 카나디언 친구들은, 필요한때에 함께하는 친구라고 생각할정도이고...그 어디에서도 한국에서 가졌던 나의 친한친구는 찾을수가 없다. 나의 친구라고 칭하기에는 어중간한 사람들을 그냥 친구라고 부르며, 그들과 함께 하는시간들을 보내는걸로 만족해야한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삶에서 가질수 있는 친구이다......

친구와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어도, 미리 약속을 해 놓아야 하는 이 문화안에서, 그저 기분에 따라 편하게 불러내는 친구가 있을수가 없다. 다들 자신의 울타리안에서 돌아가는 인생을 만들고, 그런날들을 반복하며 인생을 만들어가고, 그렇게 굴러가는것이 인생이다. 봄 햇살을 맞으러 거리를 걷다가, 문득 친구의 집앞을 지나치게 될것같아서 친구에게 전화를 해볼까 생각을 하다가도.....아니지....친구에게 미리 약속을 해놓지도 않았는데...하는 미안한 생각에 그냥 친구의 집앞을 지나치며 계속 걸어가기로 했다. 그만큼 이시대에서의 친구는 편안한 존재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의 역활을 나누어가는 시간에 같이 시간을 보낼수있는 있겠지만, 약속없이 불러낼수있는 사람들은 아니다. 그만큼 친구사이에도 거리를 두고 지내야하는 문화안에서의 습관일뿐이다.

그래서, 지금은 나도 누군가 약속도 없이 불쑥 나타나는것이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는것도 사실이다. 내가 예전에 한국에서 살때는, 친구가 지나가면서 들러도 친구야 반갑다...하면서 잘도 반겼던것같은데...다들 자신의 삶의 쳇바퀴속으로 빠져들어간 지금은, 그렇게 반겨줄 친구가 없어진것같다. 아무튼 이렇게 살다보니 가끔씩 터놓고 말할수있는 친구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