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사랑방

크리스마스 이브

행복한게이 2024. 5. 12. 00:57

2022년 12월 25일 일요일

 

크리스마스 이브...그런데 한파가 몰려와서 체감온도 영하 22도를 기록하고 있다. 변두리 지역에는 한파로인한 정전사태, 그리고 강한 바람에 부러진 나무가 기차위로 넘어져서 기차가 운행을 중단한 밤부터 기차안에서 대략 20시간도 넘게 밤을 새고 아침에서야 나온 승객들...( 이런대처는 이해할수없다. 급하면 버스라도 보내서 사람들을 이동시켰었야 하는거 아닌가 ? 그런데 카나다에서 갑작스럽게 밤에 인력을 모으는일은 불가능하다는점을 생각하면 이해가되기도 한다. )

아무튼, 다들 눈과 얼음으로 뒤썪인 길거리와 매우추운날씨라서, 정부에서도 집안에 머무르라고 조언하는날씨이다. 그래도 오늘은 눈이 더 이상 내리지 않아서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사람들은 쇼핑하느라 바쁠듯하다.

오늘밤에는 MCC ( Metropolitan Community Church ) 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에 참석하기호 했다. 저녁시간에는 7시, 9시,11시로 줄지어서 행사가 열리는데, 내남자가 9시 행사에 가자고 한다. 나는 크리스찬은 아닌데, 내남자가 카톨릭이라서 모든사람을 환영하는 이 교회에 내남자를 위해서 같이 가보자고 하는것이다. 이 교회는 성소수자들이 주로가는 교회이고, 해마다 로이 톰슨홀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를 했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이교회건물에서 하는 행사라고 한다. 이 교회는 프라이드위크에 하는 행사에도 가보기도 했고, 그래서 성소수자들에게는 아주 편안한 교회라서 그곳에서 게이친구들도 보게되기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날씨가 추워서 차로 운전해서 가기로 하고 8시 15분경에 집을 나섰다. 그곳에 도착하나 35분경이었는데, 사람들이 7시 행사를 끝내고 나오기시작하는듯하다. 교회안에 들어서니 문앞에서 오늘의 행사안내 프로그램을 나누어주는것을 받아서 빈자리를 찾아서 앉으면 되는데,, 내남자가 오른쪽 좌석으로 자리를 잡아서 그쪽으로 간다. 대부분의 게이들은 중앙에 위치

한 좌석으로 앉는편이다.

겨울 자켓을 벗었더니, 약간 썰렁함...그래서 다시 겨울 자켓을 입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외투를 벗고 앉아있다.( 카나디언들은 다른가봐.. ) 이곳을 주도하며 이끌던 목사는 코비드 발생전에 은퇴를 하고, 이번에는 여성목사 두명이 집도를 하고 있다. 합창단과 악기연주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서 자리를 하고, 예수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입장하는 도우미가 들어오고 나서 행사가 시작되는듯하다. 먼저 합창단에서 솔로 소르라노가 노래를 하고 분위기를 잡아두고, 여성 목사의 진행으로 행사가 시작된다. 나는 주로 노래하는것을 즐기는 편이다. 신자는 아니지만, 찬송가라는것들이 한두절만 들으면 같은음이 반복되어서 그냥 듣고 따라하면 되는식이다... 예전에는 노랫가사말이 거슬렸는데,, 이젠 그런거 신경 않쓴다. 크리스찬으로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따르는 내용들이겠지만, 비신자인 나로서는 그런것들도 처음에는 많이 거슬렸다. 아무튼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생각을 얼마나 오픈하느냐에 따른것들이다. 생각을 내중심에서 세상중심으로 바꾸어간다면, 그저 이해해주면 될일이다.

목사가 전해주는 이스라엘 여행기..이스라엘에서 성경에 나온 내용들을 찾아서 방문하는생각에 굉장한 기대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곳에는 성경 내용과는 상관없이 얼마나 관광객들의 돈을 긁어낼것인가로 쌓여있는, 심지어 예수가 태어난 그장소에는 선물가게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그래서 많은 실망을 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그래서 성경의 내용과 현재의 실상은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나는 이런 솔직함이 좋다. 종교적인 광기로 포장하는 설교보다는, 현실에 맞는 설교를 할줄아는 목사의 정직함이좋다.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믿는 예수의 격을 떨어지는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1년전에 중앙아프리카에서 온 넌 바이너리 성향의 사람이 자신이 처음으로 이곳에 왔던때를 이야기하고 느꼇던 그 편안함으로 이제는 카나다에 정착한듯한...( 콧수염을 한 남자의 모습으로 여성의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

토론토에서는 정말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을 직접 거리에서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한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는 않는편이다. 사람들은 그모든사람들도 모두 기본적으로 동등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것을 알고 있는편이다.

이번교회의 경험은 합창단의 조화로운 노래와 합창된 솔로중에 특히 소울재즈의 느낌을 느께게 해준 불랙싱어 빌(?) 의 노래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모슬림남자인듯한 가수의 모슬림 노래같은 거치른 소리와 캐내디언 여성보컬 재즈가 만난듯한 솔로 앙상블도 굉장한 느낌이었다.

합창단은 주로 찬송가를 불렀지만, 솔로들은 제각각 개성적인 음악들을 노래해서 마치 콘서트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서양에서는 그래서 교회음악이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나보다. 아무튼 모든 행사의 마지막에는 늘 사람들이 목사앞으로 나가서 예수의 포도주와 빵을 상징하는것들을 사람들에게 하나씩 주고, 그렇게 하는것으로 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된다는 의미를 지닌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줄지어서 한사람씩 목사앞으로 나간다. 그런데 나는 이부분을 하고 싶지는 않다. 기독교를 믿는것도 아니고, 예수의 상징물을 입안에 넣는다고 해서, 나에게 무슨의미가 있나 싶다. 그래서 다른사람들이 나갈수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고, 내자리에 돌아와서 내남자가 그것을 받아먹고 돌아올때 까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번 교회행사를 보고 나오면서, 참 좋은 행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에 왔었는데, 마치 콘서트에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듯한 느낌은 무엇일까 ? 내가 바이블에 관한 내용들을 별로 신경않쓰고 주로 음악으로 흥을 즐기며 지내서 그런걸까 ? 이런 교회는 가끔씩 와서 즐겨도 좋을듯하다.

다행히, 이 교회는 모든사람을 환영해주는 교회다. 나는 감기기운이 있어서 교회안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오는길에 목사가 다른사람들에게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는데, 나에게는 그냥 말로 인사를 한다. 그래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응답해주고 나왔다.